폴더폰을 든 가상의 고3, 민재의 하루
하루에 휴대폰 화면을 몇 번 켜는지 세어 본 적 있나요? 고3 교실에서 한 번 세어 보라고 하면 대부분 예상보다 훨씬 큰 숫자에 놀라요. 시간을 보려고, 알림을 확인하려고, 그냥 습관적으로. 한 번에 몇 분씩이라도 모이면 하루에 몇 시간이 되기도 해요.
그래서 수험생 중에는 고3이 되면서 스마트폰을 폴더폰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어요. 극단적인 방법처럼 보이지만, 해 본 학생들은 하루가 꽤 달라졌다고 말해요. 이해를 돕기 위해 가상의 고3 학생 민재의 하루를 따라가 볼게요.
민재가 폴더폰을 고른 이유
민재는 고2 겨울방학에 자기 휴대폰 사용 시간을 확인해 봤어요. 하루 평균 네 시간이 넘었어요. 공부하는 동안에도 SNS 알림이 뜨면 손이 갔고, 쉬는 시간 10분이 영상 하나로 30분이 되곤 했어요. 앱 시간 제한도 걸어 봤지만, 제한을 푸는 건 버튼 하나면 됐어요.
결국 민재는 스마트폰을 부모님께 맡기고 폴더폰을 쓰기로 했어요. 전화와 문자는 되니까 꼭 필요한 연락은 할 수 있었어요. 처음 일주일은 손이 허전했대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빈손으로 나오는 일이 하루에도 수십 번이었어요. 그런데 2주쯤 지나자 그 허전함이 조금씩 줄어들었어요.
아침이 달라졌어요
민재의 하루에서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아침이었어요. 전에는 알람을 끄고 이불 속에서 SNS를 확인하다가 20분씩 늦게 일어나곤 했어요. 폴더폰으로 바꾼 뒤에는 알람을 끄면 더 볼 게 없으니 바로 일어났어요. 그 20분이 아침 국어 지문 하나를 읽는 시간이 됐어요.
등굣길도 달라졌어요. 버스에서 영상을 보던 시간에 영어 단어장을 폈어요. 처음엔 지루했지만, 다른 할 게 없으니 자연스럽게 단어장으로 손이 갔대요. 하루 20분씩 쌓인 등굣길 단어 공부가 한 달 뒤엔 꽤 큰 차이를 만들었어요.
쉬는 시간이 진짜 쉬는 시간이 됐어요
의외로 큰 변화는 쉬는 시간이었어요. 전에는 쉬는 시간에 휴대폰을 보다 보면 머리가 쉬지 못했어요. 영상과 글이 계속 들어오니까요. 다음 시간에 집중하기가 더 힘들었죠. 폴더폰을 쓰면서 쉬는 시간에 창밖을 보거나, 친구와 이야기하거나, 잠깐 눈을 감고 있었어요. 머리가 진짜로 쉬니 다음 교시 집중력이 좋아졌어요.
저녁 자습 시간도 마찬가지였어요. 휴대폰 알림이 없으니 한 번 앉으면 한 시간을 끊기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어요. 같은 세 시간을 앉아 있어도 실제로 공부한 시간이 훨씬 길어진 거예요.
불편함도 분명히 있었어요
물론 폴더폰이 모든 걸 해결해 준 건 아니에요. 친구들 단체 대화방 소식을 늦게 알게 되어 서운한 일도 있었고, 인터넷 강의를 들으려면 집 컴퓨터나 태블릿을 써야 했어요. 그래서 민재는 공부용 태블릿에는 강의 앱과 필기 앱만 남기고 SNS와 영상 앱은 모두 지웠어요.
입시 정보를 확인해야 할 때는 주말에 부모님께 맡긴 스마트폰을 잠깐 받아서 확인했어요. 정해진 시간에만 쓰니, 쓸 때도 꼭 필요한 것만 빠르게 확인하게 됐어요.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 불편함이 오히려 꼭 필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하게 해 줬어요. 친구들에게도 미리 "고3 동안은 문자로 연락해 줘"라고 말해 두니, 생각보다 서운한 일이 많지 않았대요. 진짜 친한 친구들은 오히려 응원해 줬고요.
폴더폰이 아니어도 방법은 있어요
모든 학생에게 폴더폰이 맞는 건 아니에요. 핵심은 휴대폰을 집어 드는 데 드는 수고를 늘리는 거예요. 공부할 때 휴대폰을 다른 방에 두거나, 잠금 상자에 넣어 두거나, SNS 앱을 지우고 꼭 필요할 때만 컴퓨터로 확인하는 것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의지로 참는 게 아니라 환경을 바꾸는 거예요. 눈앞에 휴대폰이 있으면 참는 데만 에너지를 쓰게 돼요. 아예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면 참을 필요조차 없어져요. 민재가 폴더폰으로 바꾼 것도 결국 환경을 바꾼 거였어요.
오늘 확인해 볼 숫자 하나
지금 휴대폰 설정에서 어제 하루 사용 시간을 확인해 보세요. 그 숫자 중에 공부에 쓴 시간은 얼마였는지도요. 그 차이가 크다면, 오늘 저녁 공부 시간만이라도 휴대폰을 다른 방에 두고 시작해 보세요. 그 한 번의 경험이 어떤 방법을 고를지 알려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