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습 전략

시험에 나온 건 교과서 날개의 작은 그림이었어요

EDU HIGH 운영자 · 2026.03.18

고1 첫 중간고사가 끝나고 통합사회 시험지를 들고 온 학생이 있었어요. 문제집을 세 권이나 풀었는데 70점대가 나왔대요. 틀린 문제를 하나씩 같이 보다가, 아이가 갑자기 말을 멈췄어요. "이거 교과서 날개에 있던 그림이네요." 다섯 문제 중 세 개가 교과서 본문 옆 작은 자료에서 나왔던 거예요.

학교 시험을 만드는 사람은 수업을 한 선생님이에요. 그리고 선생님이 수업을 준비하는 출발점은 교과서고요. 이 단순한 사실을 놓치고 문제집만 쌓아 가는 고1이 생각보다 많아요.

글이 적힌 책 페이지

학교 시험은 교과서에서 출발해요

내신 시험은 수능과 달라요. 수능은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과정 범위 안에서 문제를 내지만, 학교 시험은 그 학교에서 실제로 가르친 내용을 확인하는 시험이에요.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강조한 부분, 교과서에 실린 자료와 탐구 활동, 교과서 속 예시와 질문이 자연스럽게 시험지로 옮겨 가요.

시중 문제집은 여러 학교, 여러 출판사 교과서를 두루 아우르도록 만들어져요. 그래서 우리 학교 교과서에만 있는 자료나 표현은 빠져 있을 수 있어요. 문제집을 열 권 풀어도 교과서 한 귀퉁이의 작은 그래프 하나를 놓치면, 그게 시험에 나오는 순간 손을 쓸 수가 없어요.

문제집은 많을수록 얕아지기 쉬워요

문제집을 여러 권 풀면 공부를 많이 한 느낌이 들어요. 실제로 시간도 많이 들고요. 그런데 권수가 늘수록 한 권을 들여다보는 깊이는 얕아지기 쉬워요. 틀린 문제를 다시 보기 전에 다음 책으로 넘어가 버리거든요. 그러면 같은 부분을 계속 틀리면서도 왜 틀리는지는 모른 채로 시험을 맞게 돼요.

교과서 반복은 정반대 방향이에요.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으니 처음엔 안 보이던 게 두 번째, 세 번째에 보이기 시작해요. 처음 읽을 땐 본문만 보이고, 두 번째엔 그림과 표가 보이고, 세 번째엔 단원 끝 질문이 왜 거기 있는지가 보여요.

교과서를 세 번 읽는 방법

첫 번째는 수업 직후에 가볍게 읽어요. 그날 배운 부분을 소설 읽듯 한 번 쭉 읽는 거예요. 선생님이 강조한 부분에 표시를 해 두고요. 10분이면 충분해요.

두 번째는 주말에 꼼꼼하게 읽어요. 이번엔 본문뿐 아니라 사진 설명, 날개에 있는 작은 글, 탐구 활동까지 하나도 빠뜨리지 않아요. 읽다가 이해 안 되는 부분은 질문으로 적어 두었다가 다음 수업 때 선생님께 여쭤보세요.

세 번째는 시험 2주 전에 교과서를 덮고 해요. 목차만 보면서 각 단원에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 말로 설명해 보는 거예요. 막히는 부분이 바로 다시 봐야 할 부분이에요. 이 단계를 거치면 교과서의 내용이 목차를 따라 머릿속에 지도처럼 그려져요.

글이 인쇄된 펼친 책

문제집은 확인용으로 한 권이면 돼요

그렇다고 문제집이 필요 없다는 건 아니에요. 교과서로 이해한 내용을 문제로 확인하는 단계는 꼭 필요해요. 다만 한 권이면 충분해요. 가능하면 우리 학교 교과서 출판사에 맞춘 평가문제집이 좋아요. 그리고 그 한 권을 풀면서 틀린 문제는 반드시 교과서의 해당 쪽으로 돌아가 확인하세요.

수학은 조금 달라요. 계산과 풀이를 손에 익히려면 문제를 충분히 풀어야 하니까요. 그래도 출발점은 같아요. 교과서 예제와 연습 문제를 해설 없이 스스로 풀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그다음에 문제집으로 넘어가면 돼요. 의외로 교과서 예제를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아요.

고1에게 이 습관이 특히 중요한 이유

고1은 고등학교 내신의 첫해예요. 이때 어떤 방식으로 시험을 준비하느냐가 3년 내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문제집 쌓기로 시작한 학생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은 늘어나는데 시간이 모자라 허덕이고, 교과서 반복으로 시작한 학생은 과목이 늘어도 같은 방식으로 차분하게 준비해요.

또 하나, 교과서를 꼼꼼히 읽는 습관은 수행평가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흔히 세특이라고 부르는 기록에도 도움이 돼요. 교과서에서 생긴 궁금증을 질문하고 더 찾아보는 학생이 수업 시간에도 눈에 띄거든요.

오늘 저녁, 이번 주에 배운 과목 하나를 골라 교과서 해당 쪽을 소리 내어 한 번 읽어 보세요. 사진 설명과 날개의 작은 글까지요. 처음 보는 문장이 있다면, 그게 바로 문제집이 놓친 부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