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숙제 말고 내가 정한 공부 한 시간
중1 아이에게 "오늘 혼자 공부한 시간이 얼마나 돼?"라고 물으면, 잠깐 생각하다 이렇게 대답하는 경우가 많아요. "학원 숙제한 거요?" 학원에서 듣고, 학원 숙제를 하고, 다시 학원에 가요. 하루 종일 공부를 한 것 같은데, 정작 스스로 무엇을 공부할지 정하고 해 본 시간은 거의 없어요.
자기주도 학습이라는 말이 거창하게 들리지만, 시작은 단순해요. 하루에 한 시간, 누가 시킨 게 아니라 내가 정한 공부를 혼자 해 보는 것. 그 한 시간이 쌓이면 중학교 3년,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힘이 돼요.
듣는 공부와 혼자 하는 공부는 달라요
수업이나 강의를 들으면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선생님이 설명하는 걸 따라가면 고개가 끄덕여지죠. 그런데 이건 남의 생각을 따라가는 거예요. 혼자 문제를 풀거나 내용을 정리하려고 하면, 그때서야 어디를 모르는지가 보여요.
진짜 실력은 이 혼자 하는 시간에 만들어져요. 모르는 걸 발견하고, 스스로 찾아보고, 다시 해 보는 과정에서요. 하루 종일 듣기만 하고 혼자 해 보는 시간이 없으면, 많이 들어도 남는 게 적어요. 그래서 학원을 다니더라도 혼자 공부하는 시간은 꼭 따로 있어야 해요.
왜 하루 1시간부터일까요
처음부터 세 시간, 네 시간을 혼자 공부하겠다고 하면 대부분 일주일을 못 넘겨요. 혼자 공부하는 건 생각보다 힘든 일이거든요. 아무도 지켜보지 않으니 딴생각이 들고, 막히면 도와줄 사람도 없어요.
그래서 한 시간이 딱 좋아요. 중1 아이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끝까지 해낼 수 있는 시간이에요. 한 시간이 익숙해지면 조금씩 늘려 가면 돼요. 처음부터 길게 하다가 포기하는 것보다, 짧게라도 매일 이어 가는 게 훨씬 중요해요. 학원이 있는 날도 마찬가지예요. 학원에서 돌아와 숙제를 하기 전이나 후에 한 시간을 떼어 두는 거예요. 학원 숙제와 혼자 공부를 섞지 않는 게 요령이에요. 숙제는 남이 정해 준 공부, 이 한 시간은 내가 정한 공부라는 구분이 있어야 스스로 계획하는 힘이 자라요.
한 시간을 이렇게 써 보세요
처음 10분은 오늘 할 일을 정하는 시간이에요. 오늘 학교에서 배운 과목 중 무엇을 복습할지, 어떤 문제를 풀지 공책에 적어요. 자기주도 학습은 바로 여기서 시작돼요. 누가 정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정하는 거예요.
다음 40분은 정한 공부를 하는 시간이에요. 교과서를 다시 읽고 중요한 내용을 정리하거나, 수학 문제를 풀어요.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표시해 두고 넘어가세요. 그 표시가 다음 날 선생님께 질문할 거리가 돼요.
마지막 10분은 돌아보는 시간이에요. 오늘 계획한 걸 다 했는지, 어디서 막혔는지, 내일은 무엇을 할지 짧게 적어요. 이 10분이 쌓이면 내가 어떤 공부를 잘하고 어떤 공부가 어려운지 스스로 알게 돼요. 시작하기 전에 휴대폰은 다른 방에 두세요. 한 시간 동안 알림 한 번만 울려도 집중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돼요.
막힐 때가 진짜 공부가 시작되는 때예요
혼자 공부하다 보면 꼭 막히는 순간이 와요. 문제가 안 풀리고, 교과서를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순간이요. 이때 바로 해설을 보거나 포기하고 싶어지지만, 조금만 버텨 보세요. 5분 정도 스스로 고민해 보는 거예요.
그 5분 동안 머리가 열심히 일해요. 앞에서 배운 내용을 떠올리고,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고요. 그러다 풀리면 그 문제는 절대 잊히지 않아요. 끝까지 안 풀려도 괜찮아요. 고민한 다음에 보는 해설은 처음부터 보는 해설보다 훨씬 깊이 남아요.
부모님은 시간과 공간을 지켜 주세요
아이가 혼자 공부하는 한 시간 동안 부모님이 해 주실 일은 많지 않아요. 그 시간과 공간을 지켜 주시는 것, 그게 전부예요. 그 시간에는 텔레비전 소리를 줄이고,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키지 않고, 무엇을 공부하는지 하나하나 확인하지 않으시는 거예요.
대신 한 시간이 끝나면 가볍게 물어봐 주세요. "오늘 뭐 했어?" 아이가 스스로 한 공부를 이야기하게 해 주시면, 그게 아이에게 큰 뿌듯함이 돼요. 처음엔 짧게 대답해도 괜찮아요. 매일 묻다 보면 이야기가 조금씩 길어져요.
오늘 저녁, 아이와 함께 혼자 공부할 한 시간을 정해 보세요. 그리고 그 첫 10분에 쓸 공책 한 권을 책상 위에 올려 두세요.